2017. 4. 1. 20:29 넬리쿠 NELLYCW
일본 후코쿠생명은 지난 1월 손해사정 직원 34명을 고용하는 대신 자동화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후코쿠생명이 도입한 AI는 IBM의 ‘왓슨 익스플로러’로 설치 비용은 2억엔(약 20억1700만원). 연간 예상 유지비는 1500만엔(약 1억5129만원)이다.

후코쿠생명에서 AI가 담당할 부문은 보험사의 핵심 역량인 손해사정과 보험료 산출이다. 손해사정은 가입자의 의료 기록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전문 업무다. 국내·외 보험사들은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인력을 고용해 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후코쿠생명은 AI가 업무를 자동화해서 생산성을 30% 가까이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연간 인건비를 1억4000만엔(약 14억1206만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는 2019년까지 초기 투자금인 2억엔을 거뜬히 회수한다는 설명이다. 보험료 산출에 있어서도 AI는 복잡한 특별약관 조항을 척척 검색해 빠른 시간 안에 적정 보험료를 계산해낼 수 있다.

보험 산업에 기술 혁신이 불어닥쳤다. 보험업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규제가 많아 은행업, 카드업 등 상대적으로 기술 혁신으로 인한 변화가 느린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슈테크(보험+기술·Insurance+Technology)’는 2017년 가장 유망한 핀테크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페이팔 등 유망 기술 업체들에 투자했던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플러그앤드플레이’는 2017년 떠오를 5가지 유망 분야가운데 하나로 인슈테크를 꼽았다.

빠르면 5년 내로 AI가 설계사 대신 보험을 팔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및 블록체인 기술 활용 등 보험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보험산업은 앞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20년 안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무 자동화로 사업비와 지급기간 줄인 중국과 일본 보험사

인슈테크는 보험사가 설계사, 직원 등을 동원해 일일이 수행하던 업무를 자동화해 사업비를 절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보험사들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비용과 보험금 지급에 걸리는 시간도 절약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그리고 평안보험이 합작해 만든 온라인 전용 보험사인 중안보험은 보험료율 산출과 보험금 지급 시스템을 자동화했다. 보험계약, 요율산출, 인수심사, 보험금 지급 등 대부분 업무를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처리한다. 이 같은 혁신 전략으로 중안보험은 2015년과 2016년에 KPMG가 꼽은 핀테크 톱5 업체에 2회 연속 선정됐다.

일본의 메이지야스다생명은 보험금 지급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메이지야스다생명이 도입한 이 시스템은 병원 진단서의 문자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정보를 처리한다. 시스템에서 문자 인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약 80만개의 보험 용어를 담은 ‘어휘 사전’과 3500개 단어가 들어간 ‘의료 사전’을 개발했다. 메이지야스다생명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보험금 청구 후 2일 내 지급 처리 비율을 50%에서 80%로 끌어올렸다.

국내 보험사 상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화재, 농협손해,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ACE아메리칸, AIG손해, KB손해, 한화손해, 더케이손해 같은 국내의 보험사들도 인슈테크를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사업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사들도 업무의 디지털화를 표방하며 인슈테크를 도입하고 나섰다. 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해서 보험료 산출에 활용하거나, 언더라이팅(보험 계약 심사) 단계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자동 언더라이팅 시스템(AEUS)을 인공지능 수준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언더라이팅을 하는 전문 인력이 의료 정보, 질병 가이드라인, 직업, 차종, 취미 등을 입력하면 심사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이를 통해 언더라이팅 업무의 70% 가량을 자동화 처리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에서 계약자의 운전 습관 데이터를 모아 보험료에 반영한다.

동부화재는 지난 2016년 4월 국내 최초로 안전운전을 하는 계약자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운전습관연계(UBI·Usage Based Insuarance) 상품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인 ‘티맵(T-map)’에서 ‘운전 습관’ 서비스 이용에 동의하면 운전습관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이다. 과속, 급감·가속을 한 이력을 모아 언더라이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500킬로미터(km) 이상 주행했을 때 안전운전 점수가 61점을 넘기면 자동차 보험료를 5%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의 차량에 장착된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서비스인 ‘블루링크’와 기아자동차의 ‘유보’에 수집된 정보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하이카 블루링크·유보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보험은 금융산업에서 가장 혁신이 더딘 분야로 꼽혀왔고, 설계사 의존도가 높아 다른 금융 업종보다 IT 기술 활용이 부족했다”면서 “디지털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보험산업은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 수익과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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