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2. 11:55 넬리쿠 NELLYCW
대학생이 대출 받는것이 생각보다 쉽다. 대학생을 가장해 대출신청을 해보았다. 여자 상담원이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반갑습니다 고객님, 얼마가 필요하세요?" 상담원은 대학교명, 학년, 기존 대출 여부 등을 물었다. 그리고 곧 "최대 24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정말이냐?"고 되묻자 "학교가 아주 좋아서 문제없다"고 말했다. 전화를 건 인턴기자는 서울대생이었다. 본지가 인터넷에서 '대출'을 검색해 "2400만원까지 가능하다"라는 대답을 얻기까지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 농협

너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스튜던트 푸어를 양산한다고 보고, 직접 대출을 해보기로 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대학생 대출'을 입력하니 100여개의 업체가 검색됐다. 한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은 "월 1.5∼2.8%의 금리로 100만원 빌리면 이자로 2만원 중반 정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또 주민등록등본 원·초본, 고졸증명서, 신분증 사본, 입금받을 통장 사본, 휴학증명서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상담원은 "오늘까지 서류를 모두 팩스로 보내면 2시간 내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업체와 비슷한 다른 5군데 업체에서도 동일한 답이 돌아왔다.


▲ 러시앤캐쉬

'스튜던트 푸어'가 된 20대 대학생들을 취재팀이 만나 보니, 뒤에는 '고금리 대출'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신용이나 담보가 없는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SC, 씨티은행 같은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반면 러시앤캐쉬, 산와머니, 웰컴저축은행, 리드코프 같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조건도 까다롭지 않고 인터넷·전화 등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8만8000명에 달한다. 전체 대학생(212만명)의 4.2%다.


▲ 리드코프

돈을 쉽게 빌릴 수는 있지만, 갚기는 그만큼 쉽지 않다. 대학 신입생 때 인터넷에서 고금리 대출로 500만원을 빌려 쓴 유모(28)씨는 "몇 가지 서류만 갖다 내니 바로 돈이 들어왔다"며 "100만원만 덜 빌렸으면 이자로 얼마를 아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월 25만원짜리 반지하방에 살면서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한 달에 80만원을 벌어 10만원씩 원금을 갚고 10만원씩 이자를 갚았다. 교통비·통신비·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생활비는 30만원도 안 남았다.


▲ 웰컴론

유씨는 "지금 고금리 대출 과정은 너무나 쉬워 별생각 없이 돈을 빌릴 수 있다"며 "무엇보다 대학생들이 그 위험성과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대학교 3학년이던 2011년 연 39% 이율로 500만원 대출을 받은 김모(29)씨는 "광고에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대출이 된다'고 해서 전화했는데 정말 한 통화로 대출을 해주더라"며 "이름과 주민번호를 묻더니 '고객님 신용이 좋다'고 하며 그날 바로 500만원을 넣어줬다"고 했다. 올해 초 취업한 그는 아직 이 빚을 갚고 있다. 김씨는 "대학교 때는 생필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80만원 중 60만원을 돈 갚는 데 썼다"며 "취직해 200만원 정도 버는 지금도 계속 돈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 바빌론, SBI저축은행

일선 상담사들은 "고금리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대출에 손을 대는 학생들, 너무나 손쉽게 돈을 빌려주는 대출업체가 '스튜던트 푸어'의 첫째 문제"라고 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김기성 센터장은 "지금 20대는 고금리 대출 서비스의 내용이나 신용 관리 등에 대해 교육받아 본 적이 없어 그 위험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에게 손을 벌리긴 쉽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 공부할 시간과 기회를 놓치니 대출업체를 찾아 고액 학원비를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다이렉트론

사회연대은행 미래사업팀 구현정 팀장은 "하루 평균 20명 정도 대출 구제 상담을 하는데 10명 중 8명은 대학 생활 중에 발생한 대출"이라 했다.

구 팀장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말하는 월 3.2% 이자는 연이율로 따지면 32% 이자"라며 "학생들은 '에이 3%쯤이야' 이렇게 생각하지만, 쉽게 보다 큰코다친다"고 했다.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은 대학 생활 좀 잘해보려고 빚을 졌다가 이자를 갚기 위해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휴학을 하게 되고, 그러다 졸업이 멀어지고 취업도 늦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대출 받을 때는 항상 신중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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